혈선교 교주 천희 [천희른] (의형제즈,의각즈)

오랜만이군요..후후.

반 시진 전. "나는군요. 이 향이 맞습니까?" "혈향도, 천리향도. 희의 것이 맞네. 유호, 자네도 맡았겠지만 혈향에 온갖 것이 섞여 있어." 제갈린은 점차 제 몸의 안쪽에서부터 끓어오르는 기운을 느꼈다. 주화입마. 자칫 한순간이라도 긴장을 풀었다가는 저를 비롯한 주변의 모든 것들이 흔적도 없이 한 줌 재가 될 것이었다. 그리고 그 안에는, '희야.' 사...

천희른

"형." 살기를 겨우 억누른 그는 살풋 미간을 찌푸리고는 "왜 형의 피에서 마비향이 나는 거지." 곧바로 의문을 비췄다. "와...역시 원작 주인공이구나. 하륜인 이런 데에서도 완벽하네." 그 역시 아랫층에서부터 나는 향을 맡았을 터. 허나 그것이 제 혈향이고, 그 안에 마비향이 섞여있다는 것을 눈치채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였다. "'원작 주인공'..?...

천우천희. 각몽

쪽- "흐으-" 주륵- "으-흐응," 달뜬 호흡과 물기 어린 소리. 그렇게 몇 번의 호흡이 오갔을까. 천우는 점점 흐려지는 정신을 애써 붙잡으며 생각했다. '지혈..해야 하는데..' 제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단 걸 눈치챘는지, 올라탄 몸이 바싹, 더 몸을 붙여온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면서도, 어째서 제 몸은 저 피를 더 갈구하는 걸까. 마주한 혀끝에서 ...

천우천희

한 발 떨어져 이 상황을 차분히 지켜보던 진천우. 그는 흰 물결과 검은 물결이 요동치는 이 형국이 마치 누군가 정교하게 짜 놓은 바둑판처럼 느껴졌다. '저들의 말엔 어폐가 있다. 소교주가 걱정이라면 들어가서 도우면 될텐데..?' 지금 상황은 마치 무언가 일이 더 커지기까지 시간을 지연시키는 것처럼 되어가고 있다. 깊게 생각하던 그때 휘릭- 수풀 사이로 붉은...

진천희 시점.

"현아. 좀 더 자 둬. 아직은..때가 아니야." 툭- 맥없이 쓰러진 몸이 제 품에 안겨온다. '역시 가장 빠르게 움직인 건 사파구나.' 저를 가장 먼저 찾아온 이는 제가 귀여워하는 의형제의 막내, 금혈방의 은당주인 사마현이었다. 그가 기절하며 마지막으로 보여주던 표정에선 '왜'라는 물음만이 가득했다. 사파에서 자라며 온갖 향과 약에 예민하게 경계했을텐데 ...

사마천희..※피폐주의.단편으로 봐도 됩니다. 캐붕은. 죄송하게도..

"..아" 익숙한 목소리 "현아." 아, 내 이름..불러주는구나. 날 이렇게 부르는 사람은- "..형..?" 마주한 다갈색 눈이 저를 가득 담아 보고 있었다. "현아, 혼례식 초야부터 잠들면 어떡해." '혼례식?' 의문이 채 완성되기도 전에 답이 이어진다. "방금 혼례식 마치고 처소에 든 거잖아. 아까부터 피곤해하더니 잠들었었고." "...아." 시야가 점...

스승님 시점 3 백돌이 흑돌을 따라.

"..해서 사파,마교에 이어 무림맹도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객잔 안 가장 구석진 방. 적막만이 감도는 가운데 탁- 판 위에는 흑돌 하나가 놓였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저를 힐끗 보며 묻는 유호에, 제갈린은 눈을 지그시 감고 잠시 생각을 정리했다. ..이윽고 푸른 눈을 뜨고 그는 입을 열었다. "하나뿐인 제자가 스승을 부르는데 어찌 안 갈 수 있...

#천우_출발

무당파 본산 무림맹주는 착잡한 얼굴로 한숨을 쉬며 말했다. "진주언가, 하북팽가, 황보세가, 심지어 창룡검이 있는 남궁세가까지..! 보름만에 8천여 명이 사라졌소. 내 본시 맹주의 자리에 있어 명분이 있기 전까지 기다렸으나 사파,마교까지 움직인 상황에서 우리가 정파라는 이유로 계속 기다릴 수는 없잖소? 게다가.." 맹주는 힐끗 무당권제를 눈치를 보고는 "무...

#사마천희 제일 먼저 도착한 현이.,

두 자색 빛이 마주쳤다. 저 눈이 자신과 같은 빛을 띠기를, 그 빛이 자신에게 더 오래 머물기를, 그리고 자신을 곧게 마주하며 다가와주길 바랐다. 형의 부드러운 온기가 좋았고 자신을 구원해주던 손길이 애틋하게만 느껴졌다. 그리고 언젠가는, 시간이 흘러 자신에게 마음을 더 열어준다면 서서히 그의 색으로 스며들고 싶었다. 그런다면 자신의 구원자는 곧은 심성 때...

스승님 시점 2

심마. 모든 무림인들이 그러하듯 의원이지만 무공을 닦은 천희 또한 심마가 생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는 평소 목숨을 일각에 둔 상황에서도 냉정한 결단력과 차분한 모습을 보여왔고 심마가 찾아온 듯한 상황에서도 묵묵히 눈앞의 사람을 구하는데 힘 쓸 뿐이었다. 그랬기에 스승은 제자가 심마에 얽힌 상황임을 알면서도 드러내고 싶어하지 않는 그를 배려해 평소처럼 ...

스승님 시점 1

'제갈가의 유일한 계승자이자 책략가의 정점에 선 신인' 그 명성이 거짓이 아님을 제갈린은 지금 증명해내고 있었다. 백의신룡의 자취가 끊긴지 보름이 되는 시점. 암암리에 소식을 접한 자들은 정,사,마 가릴 것 없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물론 조용히, 가장 먼저 움직인 것은 백린 자신이었다. 그러나 그 또한 지금 다른 이들을 난관에 봉착하게 한 신룡의 마지막 자...

눈 앞에 펼쳐진, 방금까지도 누군가의 생과 사의 기로가 결정되었을 광경에 천면호리는 자신이 어떤 표정을 짓는지차도 생각할 수 없었다. 그를 만나면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전처럼 가가라고 부르며 애교를 부리면 그는 자신의 기우는 전부 거짓이었다는 듯이 웃어줄까. 문을 열기 전까지만 해도 머릿속으로 수만 번을 그려본 행동은 의미없이 무너져내렸다. "가가." 적...